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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 project/包靑天

<협골신산> 다시보고 싶은 포청천시리즈

협골신산 편은 개봉부 식구들이 소강절을 마중나가면서 시작된다. 본래 오기로 했던 이는 소강절이 아니라 그의 스승이었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오지 못하고 대신 수제자를 보낸 것.

그 때 송나라는 명희설이라는 여자 문제로 골치를 썩고 있었다. 그녀는 수수께끼의 인물로 흡사 선녀와 같은 신비스런 분위기를 내는 여인이었다. 황제가 그녀에게 관심을 보여 만나게 되었는데, 그녀는 그녀를 맞아들이려는 황제에게 대담하게도 내기를 제안하고 그녀가 이겨 옥새를 가져가게 된다. 그녀는 남당의 유민으로 송나라의 국권을 빼앗으려는 목적을 갖고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을 이끌고 있었다.

한편 개봉부에 머물던 소강절은 매우 자유로운 사고를 가진 사람으로 그저 자연을 사랑하고 그 순수하고 지극한 마음으로 세상을 즐길 뿐이었다. 그러나 개봉부의 사람들에게는 현 상황이 매우 심각했기에 스승의 명에 따라 개봉부와 황실을 도와주고 있었다.

황궁에 자주 드나들던 사람 중 증도장이라는 자가 있었는데 그는 황실의 신임을 받으며 도교의 도장을 이끄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명희설의 첩자로서도 매우 성실히 활동하는 두 얼굴의 인물이었다. 그에게는 완첨이라는 딸이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소강절은 그녀를, 그녀는 전조를 사랑하게 된다. 한번은 소강절이 완첨의 집 앞에서 그녀를 위해 금을 연주하는데 그녀가 물을 끼얹은 적도 있다.

옥새를 가져간 명희설에 대해 개봉부에서 심리를 하게 되지만 황제가 직접 건 내기였기에 옥새를 되찾아올 명분이 없어 옥새가 명희설의 소유라는 판결을 내려야만 했다. 포증은 명희설의 소유를 인정한 후, 옥새와 포증의 목숨을 걸고 다시 내기할 것을 요청하고 명희설은 이 내기를 받아준다. 그녀는 옥새를 넣은 상자에 맹독을 지닌 뱀을 잔뜩 넣고는 옥새를 꺼내 약 열걸음 정도 떨어진 탁자까지 옮겨놓으면 옥새를 돌려주겠다고 한다. 포증이 그 일을 하려하자 전조가 나서 힘겹게 그 일을 해낸다. 명희설은 화가 나서 개봉부를 떠나고, 전조는 최고의 명약들로 치료를 받지만 며칠간 고생하게 된다.

그러나 황제는 이토록 사람들을 고생시키고도 정신을 못 차려 이번에는 아예 국권을 건 내기를 한다. 그러자 명희설은 금, 기, 검, 화, 술의 다섯가지로 겨룰것을 제안했는데 명희설은 혼자 겨루되, 황제 측은 송나라에서 각각의 특기를 가진 사람을 초빙하여도 무방하다는 조건이었다.

금은 외씨금을 익힌 증도장의 딸 완첨을, 기(바둑)는 스님 한 분을 초빙했고, 검은 당연히 전조가, 화(그림)는 증도장이, 술(도술)은 소강절이 맡게 된다. 완첨은 최선을 다했으나 금의 줄이 끊어져 결국 패배했고, 바둑은 긴 승부끝에 승리하게 되었다. 검은 전조가 어렵지 않게 이겼으나 화는 오랜시간 정성을 다해 그린 증도장의 그림이 단 한차례 붓을 놀린 명희설의 것만 못하다는 판정이 나고 만다. 마지막 술의 대결이 있기 전에 소강절은 무방비상태로 7일간 수련을 해 도를 깨우쳐야 한다며 깊은 산 속에 들어가겠다고 하는데 이 때 완첨에게 자신의 신변을 부탁하겠다고 한다. 당시 개봉부에서는 증도장의 혐의에 대한 윤곽을 거의 잡아가고 있었기에 그의 딸인 완첨도 온전히 믿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죽게 되더라도 그녀를 믿겠다는 강한 마음을 보이자 개봉부에서도 더는 어쩌지 못한다. 증도장은 이를 기회로 완첨에게 소강절을 죽이도록 지시하지만 매몰차게 대했음에도 자신을 믿어준 소강절에게 마음이 흔들려 그를 해치지 못한다.

마지막 날에는 참지 못한 증도장이 나타나지만 완첨은 그를 막던 끝에 잘못 내지른 아버지의 칼에 목숨을 잃는다. 그 때 소강절이 수련을 마치고 나왔고 증도장은 도망쳤다. 소강절은 품 안에서 죽어가는 완첨을 보며 세상사의 덧없음, 사람이 변한다는 걸 깨닫는다. 여유가 사라지고 사뭇 진지해진 그의 태도에 명희설도 사람이 전날과는 다르다며 말을 건넨다. 술 대결은 사주의 주인을 맞히는 거였는데 소강절이 획수가 많아 근소한 차로 승리한다.

명희설은 약속대로 입궁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눈물을 머금고 거느리고 있던 부하들 전원을 황제 앞에서 자결시킨다. 그녀의 계획은 신임을 얻은 뒤 황제를 독살하려는 것이었으나 개봉부에 의해 음모가 발각되었다. 황제는 처음엔 그녀를 처형토록 했다가 소강절 등의 말을 듣고는 국외로 추방시키기로 한다. 그 즈음 건물 밖에서는 전조가 명희설을 감시하고 있었는데 그녀가 전조에게 어째서 자신의 복수를 막으려드는지 원망을 토로했다. 전조가 그렇게 복수를 해야겠다면 자신을 대신 죽이고 잊으라며 그녀의 손을 자신의 목으로 가져간다. 그러자 그녀는 복수를 포기하겠다며 황제의 명대로 송나라를 떠나기로 한다. 명희설도 전조도 서로를 좋아했던 게 아닐까?

신포청천 편은 대체로 몽환적인 느낌이었다. 개봉부 식구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꿈속 사람같기도 했고…. 국권에 대한 문제 외에 얽히고 설킨 조용한 사랑, 그리고 새로 등장한 소강절과 명희설이라는 두 인물이 너무나 매력적이었던 에피소드였다. 다시보고싶은 에피소드 중 하나지만 국내에선 어떤 루트로도 구할 방법이 없다. 감상은 고사하고 내용도 전부 잊어버릴 판이라 기억나는대로 줄거리만 대강 정리해보았다.

한 가지 이상했던건 명희설은 지도자라기보다 거의 예비황제(?) 수준의 대우를 받고 있었다. 그런데 남당의 마지막 황제는 이후주, 즉 이씨였다. 명희설이 신분을 숨기기 위한 가명을 사용했는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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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강절 증완첨, 조금은 슬픈 결말의 그들